EJU 대학 합격 체험기

안녕하세요? 저는 리츠메이칸대학 문학부 인문학과 1학년 김유현 이라고 합니다. 유학을 준비하시고 계신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저의 경험을 들려 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서도 ‘아 나는 너무 늦은 건가’, ‘지금 준비하면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이 계신가요? 저는 일본 유학을 일찍 준비했다고는 못할 고등학교 2학년 11월달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일본 유학이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목표를 가지고 무작정 학원에 들어가 히라가나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곧 고3인데도요. 처음엔 많이 불안했고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였고 오직 EJU만을 바라보며 일본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목표 하나만 바라본 채 공부한 지 약 1년. 저는 JLPT N1에 합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봤던 EJU 시험에서 결코 높다고는 못하지만 JASSO 장학금을 받을 정도의 성적을 뽑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냥 니가 대단한거 아니냐구요?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근데 일주일에 6일을 학원 다니면서 공부해보세요. 정말 학교생활을 거의 포기하면서까지 오로지 일본어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뒤돌아볼 생각 없이요. 이거 떨어지면 미래는 없단 생각으로 의지를 가지고 필사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거기다 마침 운이 좋게도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어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점수를 받고 대학을 선택해야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학원 보낸다고 돈을 많이 투자하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장학금 제도가 잘 갖춰진 대학을 원했고, 기왕 유학을 가는 거 해외에서의 경험을 중시하자라고 생각하여 유학생이 많이 있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별 문제없이 순탄대로였을겁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의외로 높은 점수를 받아버리고 N1까지 덜컥 합격해버리자 무심코 긴장이 풀리고 안심을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아직 대학 붙지도 않았는데요! 결국 그 해 수험을 망치고 말았고 결국 지원했던 대학들 모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이때, 정말로 죽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을 뵐 면목도 없었고 잠시나마 위풍당당했던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창피해서 살기가 싫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불 뒤집어쓰고 숨참아서 죽으려고까지 했었습니다. 물론 가능할 리 없었지만, 그렇다고 진짜 죽어버리면 진짜 부모님한테 불효하는거잖아요. 전 이렇게 빚만 지고 가기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불 뒤집어쓰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 왜 떨어졌을까.

성적은 썩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적만 괜찮았습니다. EJU만 넘기자란 생각으로 공부했던 저는 철저하게 문제풀이에 특화된 일본어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회화나 면접 같은 부분은 완전 초심자 수준이었던겁니다. 이거 떨어지면 미래는 없다라고 생각하고 공부를 해왔지만, 지금까지 했던 게 너무나 아까워서 포기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한번 더 빚을 지기로 했습니다. 그 후로 1년 안되는 기간 동안 재수하면서 회화와 면접 준비만 주구장창 해왔습니다. 물론 일본어 까먹으면 안되니까 일본어수업도 들었구요. 그리고 마침내, 6월달 EJU성적을 가지고 리츠메이칸대학에 합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니 얘기 안 궁금하니까 빨리 팁이나 좀 알려달라구요? 사실 이 이야기 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첫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할 것.

둘째. 자신이 원하는 목표(대학교)를 설정할 것.

셋째. 합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

넷째. 자신에게 모자란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보완하여 밸런스를 챙길 것.

이 네 가지가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유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매하게 유학이라는 것에 발만 담그려 하지 마세요. 아예 방향을 확 정하고 한쪽에 전념하는게 좋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해당 목표가 요구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세요. 제가 이 대학을 고른 이유 중에 하나는 영어와 수학 성적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 공부에 전념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죠. 자신에게 맞는 목표설정은 중요합니다.

제발 시험 성적 괜찮게 나왔다고 저같이 멍청한 실수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공부를 하다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당연하지만, 보완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독해가 안된다면 한국어 국어 문제집이라도 풀어보세요. 본문을 읽고 필요한 부분만 쏙 집어서 빠르게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완전 똑같습니다. 오히려 일본어 독해 문제가 훨씬 쉬워요. 해석이 안된다면 한자공부를 더 열심히 하시고, 청해가 안된다면…음…이건 많이 듣는 수 밖에 없네요. 감각을 익히시는게 중요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일본인이 되어 문장의 의도만 파악해 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일본어 문제 잘 푼다고 회화 잘하고 면접 잘 보는 건 아닙니다. 시간이 안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씩이라도 틈틈이 챙겨줍시다.

저는 대학에 입학하고, 사실은 실망을 좀 많이 했습니다. 공부하면서 꿈꿔왔던 대학 생활과 완전 딴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시기가 안좋을 때 들어오게 된 거라 운이 안좋았다고 밖에 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한다는 건 상당히 멋진 일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면 와 나 정말 일본에 왔구나 싶으니까요.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대학 친구들과 일본어로 대화하고 수업을 듣는 것도 상당히 재밌는 경험입니다. 여러분들도 꿈에 그리고있는 유학 생활, 대학 생활이 있으신가요? 그 꿈을 잃지 마시고 원동력으로 삼아,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도전을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인제고등학교 졸업

J&J일본어학원

리츠메이칸대학 문학부 1학년 김유현

(2020년 8월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