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U 대학 합격 체험기

저는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부터 일본유학을 준비했습니다. 좀 늦지요? 사실 그때는 수능 공부하는 게 싫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어서 막연히 “외국어 하나만 제대로 해도 먹고 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일본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그런 불순한(?) 목적으로 일본대학을 준비한 제가 이번에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히토츠바시대학 상학부에 합격하게 되어서 일본유학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격 수기를 남기게 됐습니다. 공부 방법에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이 글은 참고로만 봐 주세요.

나의 EJU 공부 방법
일본어
먼저 가장 중요한 일본어! 공부할 때는 먼저 목표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먼저 JLPT 급수 따는 것을 목표로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전 일단 처음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때 단어만 주구장창 외웠어요. 개인적으로 외국어 공부는 단어암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일본어는 특히 한자암기)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고 오히려 더 강해졌어요. N2 수준 단어의 베이스를 깔고 난 이후에는 문법을 정리했어요. 단어 해석에 막힘이 없으니까 문법책도 술술 넘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하여서 문법 공부에서 크게 막힌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 후 ‘JLPT 한 권으로 끝내기’라는 책으로 일본어의 전반적인 영역들(문법 어휘 등등)을 정리했어요. 제가 JLPT를 목표로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고 급수를 따게 되면 성취감도 있고 또 여러 영역을 한꺼번에 공부하게 되기 때문이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험 성적이 나오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어서 지속적인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독해/청해 공부 방법
저는 EJU 독해/청해는 JLPT N1 수준보다 쉽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JLPT N1을 목표로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EJU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과거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답니다. 유형을 파악할 수도 있고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거든요. 풀고 나서 그냥 내버려두지 말고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점검하고 몰랐던 단어는 찾아서 암기하는 것이 중요해요. 전 학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모의 EJU를 봤기 때문에 실전연습 겸 실력점검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됐답니다. 점수가 잘 안 나왔을 때는 동기부여도 됐고요. 청해에 특히 약하신 분들이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은 일단 일본어를 많이 들어봐야 해요. 애니메이션이라도 보면서 일본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요. 공부에 지장이 될 정도로는 말고요! 그리고 청해는 듣기로 하는 독해이기 때문에 독해가 안 되면 청해도 안 되는 건 당연해요. 그러니까 청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독해를 확실하게 잡아야 해요.

청독해
그림을 이해하면서 듣기까지 함께 해야 해서 많은 분이 어려워하시는(?) 청독해는 일단 그림이나 도표를 보고 확실히 해석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건 과거 문제를 많이 풀면 연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들은 내용을 가능한 한 많이 필기해두면 수월하게 풀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시험 중에 집중력을 유지하는 거예요. 집중력이 한순간만 흐트러져도 틀릴 수가 있는데 쉬운 문제는 배점이 굉장히 높아서 실수 한 번의 영향력이 정말 커요. 그러니 평소에 공부할 때도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종합과목
학원 수업에서 쓰는 교재를 몇 회독 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재미를 느껴서 세부적인 부분을 암기하는데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저는 제 꿈이 경제 분야 쪽이라서 경제 공부하는 게 참 재밌었어요. 공부는 재미를 들리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하잖아요. 특히 종과는 암기해야 하는 부분이 정말 많아서 재미가 없으면 계속해서 공부하기가 힘들어요. 종합과목도 또한 과거문을 푸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학원에서 EJU 첫 회부터 최근 것까지 모은 과거문을 받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다 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종합과목 과거문을 공부할 때는 맞은 문제라도 다시 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찍어서 맞힌 문제는 틀린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무조건 다시 봐야 합니다. 틀린 문제에 해당하는 부분을 교재를 뒤져보면서 확인하고 또 암기하다 보면 실력이 쑥쑥 늘 거예요. 그리고 종합과목은 특별히 노트를 만들어서 요약정리를 했어요. 정리하면서 외우고 그러다 보니 전체 맥락도 파악되더라고요. 시험을 보기 전에 정리하면서 보기도 좋고요.

수학
전 수학시험을 처음 봤을 때 100점도 못 넘었는데 결국 마지막 시험에선 만점을 받았어요. 수학 역시 학원에서 준비했는데 ‘리카이시야스이수학’을 교재로 개념을 정리했어요. 그러고선 EJU 수학과 형식은 비슷한데 수준은 좀 더 높은 센터시험 모의문제를 계속 풀었어요. 그 중에 도형문제가 가장 까다로워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답니다. 그리고 수학 역시 기출 문제가 중요해요(사실 모든 영역이 그래요). 시험이 다가왔을 땐 풀었던 과거문 중에 틀린 문제만 계속 체크하면서 마무리했답니다. 사실 EJU 문과 수학은 범위가 좁아서 공부하기 어렵지는 않은데 가끔 까다로운 문제가 있어서 그런 문제를 맞혀야 수학 만점을 받을 수 있어요. 수학은 정말 문제마다 배점이 높아서 최대한 만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하고 쉬운 문제는 절대 절대 틀리면 안 돼요!! 대학이 바뀝니다.

EJU 실전 팁
1. EJU는 과목마다 시험시간이 길어서 시험 전에는 한 번씩 화장실에 들러줘야지 불상사를 면할 수 있어요. 먹는 것도 잘 관리를 해서 배탈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2. 기술은 대학 합격 선고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기술을 잘 못 썼다고 걱정해서 다음 시험까지 망치면 안돼요.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끝까지 집중해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3. 독해는 정말 시간이 짧아서 빠르게 읽어내야 해요. 그리고 어려운 한 문제에 집착하면 고득점은 힘들어요. 실전에서는 모르겠으면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가서 마지막에 다시 푸는 식으로 해야 해요. 또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어야지 안 그러면 시간이 모자라요. 지문을 읽고 문제를 읽으면 다시 지문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억력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은요.
4. 종합과목은 많은 학생이 틀린 문제를 틀리게 되면 정말 적은 배점으로 1점만 깎이거나 전혀 점수가 안 깎일 수도 있으므로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다른 문제에 집중하면 고득점 할 수 있습니다.
5. 수학은 시험시간이 긴 편이기 때문에 계산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두세 번은 검토해 봐야 해요! 시험 전에 공식을 정리한 노트를 보는 것도 좋아요.

학교 선정 방법
입시는 정말 전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학원에 다녀서 원장선생님과 함께 상담하면서 계획을 짰었는데 그 덕분에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학교를 선택할 때 성적에 따라 맞춰 가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도 본고사와 면접으로 뒤집을 수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해요. 저는 총 다섯 군데에 원서를 넣었어요. 확실히 갈 수 있을 것 같은 2곳 실력에 맞는 2곳 실력보다 조금 높은 1곳 이렇게요. 물론 원서는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합격 확률이 높아져서 좋긴 하지만 원서비가 아까우니까요. 그리고 대학별로 입시 일정이 겹치는 곳도 많아서 꼼꼼하게 살피면서 입시계획을 세워야 해요. 그리고 가고 싶은 대학 홈페이지를 찾아보며 과연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인가 학부인가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또 선호하는 지역에 따라서도 대학을 고를 수 있죠. 저는 도쿄 쪽을 선호해서 웬만하면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했답니다.

학교에 대한 소감
제가 다니는 히토츠바시 대학은 유학생에 대한 서포트가 참 충실해요. 대학원생 튜터제도 일본어 작문 첨삭 서비스 유학생의 취업을 위한 커리어 지원실 등등 유학생을 굉장히 배려해 준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처음 본고사 보러 갔을 때도 느낀 건데 학교 건물이 참 예뻐요. 대학로 벚나무도 굉장히 예뻐서 눈이 즐겁습니다. 저희 학부인 상학부가 필수 강의가 많아서 조금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실력도 늘고 유의미한 시간이 될 거 같아서 앞으로의 대학생활이 기대된답니다.

유학 중 일본문화를 체험한 것
일본 학생들은 거의 모두가 카카오톡이 아닌 라인을 쓰기 때문에 유학을 오기 전에는 라인을 깔아놓는 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일본인은 시민의식이 정말 투철해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줄 서는 것부터 시작해서 배려 인사성 예의 등등 정말 친절하고 착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자주 느껴요. 하지만 일본인은 매뉴얼을 중시해서 각종 수속을 할 때 너무 오래 걸리고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아 한국인으로서는 기다림을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이 좋다는 걸 느끼게 되네요. 또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정말 많이들 타요. 왜냐면 평지가 많아서 자전거를 타면 걷는 것보다 정말 편하거든요. 그래서 혹시 자전거를 못 탄다면 한국에서 연습해 가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내와 끈기라고 생각해요. 진득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집중력 있게 공부하면 아무리 공부를 못하더라도 실력이 붙게 돼 있어요. 저는 사실 혼자 공부하는 체질이 아니라 학원에 다니면서 정말 실력향상이 많이 됐는데 저처럼 혼자서는 공부가 잘 안 되는 분들은 부족한 부분은 학원을 통해서 메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듯이 EJU 성적이 별로 안 좋아도 본고사와 면접으로 역전이 가능하므로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해 나가는 게 중요해요. 수험생분들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학에 입성합시다! 고생 끝에 낙이 옵니다!!

이진규 (남)
히토츠바시대학 상학부 1학년
안산동산고등학교 졸업
TIS외국어학원 수강
(2015년 6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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