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처럼 저도 EJU(일본유학시험)이나 JLPT(일본어능력시험)를 위해 공부했습니다. 남들처럼 일본어 학원에 다니고 목표 점수에 가까이 가기 위해 두 번의 시험을 쳐야 했습니다. 저와 일본 입시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 인정을 받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검정고시는 저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내신에 허덕일 때 저는 저에게 필요한 것을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학시험과 실기시험에 대비할 시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늦게 준비했음에도 빨리 목표 점수에 도달할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극단적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예체능을 전공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검정고시로 졸업 인정을 받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분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 일본어 학원 심지어 미술학원까지 다니면서 분명 자투리 시간에 공부할 텐데 그렇게 무리하면 몸이 남아날 리가 없으니까요.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면서 공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제가 다니는 학교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든가 알아두면 굉장히 유익한 점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화학과가 생겨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학교지만 산에 있습니다. 산에 있는 학교는 많겠지만 저희 학교는 원숭이가 출몰합니다. 먹을 것이 들어있는 봉지를 손에 쥔 채로 원숭이를 만났다면 그 자리에 봉지를 두고 도망가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원숭이는 보기와 달리 힘이 어마어마하게 세니까요. 난폭해지면 무섭습니다. 그 외에 여러 종류의 동물들과 공존하는 곳이 저희 학교입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학교에서 공작을 기르고 있습니다. 3마리 정도입니다. 공작이라 하면 역시 화려한 꼬리 깃털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입니다. 하지만 공작도 울부짖는걸 아시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새니까 당연히 울겠지.” 싶으시겠지만 수업의 흐름이 가끔 공작의 울음소리 때문에 끊길 정도로 시끄럽습니다. 새장이 식당 가까이에 위치해 밥을 먹다가 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끔 너무 뜬금없는 소리가 들려와서 먹던 밥을 뿜는 경우도 있습니다. “므어아앙!! 미야아앙!! 어엉!! 어어어엉!!” 제발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다음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장학금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받는 장학금은 일정한 금액을 한 달에 한 번 1년 간 지급받습니다. 한 달에 받는 금액만 보면 적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1년 동안 받는 총액을 보면 결코 적은 돈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장학금을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는 4월부터 받으려면 미리 통장을 만들어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통장을 만들 때는 뒷면에 주소가 등록되어있는 재류카드와 인감이 필요합니다. 뒷면에 주소가 없다면 일본구청에 갱신을 해야 합니다. 인감도 등록을 해야 하는데 보통 한국인의 경우 가타카나로 만듭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가타카나라고 등록이 통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류카드에 가타카나로 되어있는 요미가나가 없다면 가타카나의 인감은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꼭 가타카나의 인감을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재류카드를 확인하고 가타카나가 없다면 입국관리소에 직접 가서 카드에 가타카나를 추가하면 됩니다. 귀찮다면 이름의 알파벳 이니셜로 인감을 만들어 사용하면 됩니다. 만들어야 하는 통장도 우체국은행의 통장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통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통장을 만들 때 여권이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 여권이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우체국 직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별 수 없습니다.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 만들어 줍니다. 또 되도록이면 큰 지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큰 지점에서는 2주가량 기다릴 필요 없이 통장을 바로 만들어줍니다. 큰 지점이 너무 멀어서 가까운 지점에 간다면 2주 후에서야 우편으로 오는 통장을 학교 수업 때문에 못 받고 재배달을 신청하거나 결국 직접 큰 지점에 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바로 저처럼! 어차피 가야 한다면 그냥 가십시오. 저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저처럼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외에 일본은 한자를 읽는 법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간혹 학교에서 이름이 다르게 불린다던가 유학생의 경우는 학기 초에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은 것도 굉장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이름을 다르게 불렀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상대방이 짓는 표정과 학기 초는 내국인학생도 유학생도 바쁘다는 것을 생각하면 딱히 무언가에 주의하라고 말씀 드릴 것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있다면 아마 요즈음은 ‘무인기기’가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 제출할 서류를 떼러 학생과로 직접 찾아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점과 증명사진을 챙겨오면 학기 초에 비교적 편하다는 점일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증명사진을 찍는 자판기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을 테니 이것도 굳이 크게 주의할 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는 굉장히 기쁠 겁니다. 유학을 준비하시는 여러분들이 자신이 꼭 바라는 학교에 가길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학교생활을 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건강도 잘 챙기길 바랍니다.
황다연 (여) 교토세이카대학 만화학부 만화학과 스토리만화코스 1학년 검정고시출신 EJU실전외국어교육학원 수강 (2015년 6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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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U 대학 합격 체험기
2015.06.26 17:54